Archive

Posts Tagged ‘性壁’

불편함.

March 19th, 2005 4 comments

언제 배웠는 지 이제 기억도 안 나지만, 계용묵의 「구두」라는 수필에는 구두수선 한 번 잘못했다가 불량배로 오인받을 뻔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사건을 통해 필자가 얻은 결론은 이런 류의 것이다. 인간이 인간에 대하여 세심한 주의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왜 모욕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여자는 왜 그리 남자를 믿지 못하는 것일까. 여자를 대하자면 남자는 구두 소리에까지도 세심한 주의를 가져야 점잖다는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이라면, 이건 이성(異性)에 한 모욕이 아닐까 생각을 하며, 나는 그 다음으로 그 구두징을 뽑아 버렸거니와 살아가노라면 별(別)한 데다가 다 신경을 써 가며 살아야 되는 것이 사람임을 알았다.

이런 내용이 교과서에 등장한 덕분인지 언제부턴가 늦은 귀가길의 여성을 배려하는 것이 이른바 ‘매너있는 남성’의 조건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천성이 게으른데다가 사람의 감정을 쫓아가는 것에 더딘 이유로 이런 류의 불편함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는 편이 아닌 나이지만 밤길이 무섭다고 귀찮게도 가끔씩 나를 부르는 여동생이 있는 관계로 나름대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Read more…

언니

February 12th, 2005 5 comments

친족호칭에 있어서 '언니'는 여성이 손위 여성을 부르는 말이고, '누나'는 남성이 손위 여성을 부르는 말이다. 작년에 내 주위의 몇몇 남성들이 여성들을 언니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대해 bean이 '언니'의 의미가 젊은 미혼여성까지 확대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과의 지인들은 어휘의 개신이 빠른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었다. 그런데 최근 그런 사례들을 빈번하게 관찰하고 있다.
Read more…

Tags:

호주제

February 3rd, 2005 2 comments

가디록님의 블로그에 갔다가 호주제가 헌법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호주제에 대해서 bean과 이야기하다가 그가 이런 말을 했었다.

결혼식장에서 식 다 끝나고 하객들한테 인사할 때 '저는 제 아내가 된 여성을 정말 사랑합니다. 그래서 결혼신고를 하지 않음으로써 제 호적에 입적시키지 않으려고 합니다.”같은 말을 해버려.

bean의 의도는 아마도 호주제 신경쓰면 결혼도 못할꺼다…라는 것이었겠지만, 나는 속으로 '오~'라고 외치며 가슴에 깊이 새겨두었었다.

아직 호주제가 폐지된 것도 아니고, 호주제가 폐지되어도 그건 단지 '정상가족'-그렇지 않은 부류의 가족들을 은연중에 '비정상'으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이 용어는 수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게다. 가족으로서의 정체성조차 법적으로 부여받지 못하는 가족들은 호주제 폐지 이후에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단지 염색체때문에 호주제의 직접적인 피해자 혹은 잠재적 피해자였을 여성들에게도 그렇겠거니와, 유령처럼 우리를 배회하는 구제도에서 벗어나 좀 더 민주적이고 동등한 가족관계를 꿈꿀 수 있게된 남성들에게도 환영할 만할 일이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아울러, '족보도 없는 나라'를 걱정하는 유림분들이 단식을 시작하시면 농성장에 가서 쌈밥이라도 한 입 넣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메롱. ㅋㅋ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