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Tuning 2009 – Nice to TUNE you (Loro’s 앨범발매 기념공연)
2009년 23월 7일(토), V-Hall with sesism
3월 2일의 점심시간, 으레 그러하듯이 나는 웹서핑을 하고 있었다. Firefox에 십 수개의 탭이 생겼다가 사라졌다. 그 중에는 Live Tuning 2009라는 낯선 이름의 사이트도 있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Live Tuning 2009의 이틀째 공연인 Nice to TUNE you <로로스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의 예매가 완료되어 있었다. 진심으로 고백하건데, 나는 키보드에 손 한 번 올리지 않고 마우스로 웹서핑을 했을 뿐이다. 21세기 현대 한국어에서 사실상 접두어화 되어버린 ‘지름’이란 단어와 관련된 일체의 행동을 나는 전혀 행하지 않았다(이 문장에 대해 당신이 억압(repression)의 방어기제라고 주장한다면, 나는 묵비권을 행사하겠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Loro’s의 첫 단독공연 티켓이 내 수중에 들어왔다.
생각해보면, 2008년에 데뷔앨범을 발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Loro’s는 어지간히 운이 없는 밴드다. 2008년은 인디신 전체를 놓고 보아도 1997년에 비견할만한 해였지만, 데뷔앨범만 놓고 보면 더욱 더 무시무시하기 때문이다. 평소 같으면 ‘올해의 신인’이라는 칭호를 무난히 받고도 남았을 밴드들이 일제히 데뷔앨범을 냈다. 짙은, 파블로프, 비둘기우유, Loro’s 그리고 검정치마와 Galaxy Express. 물론 2009년에 발매되긴 했지만, 장기하와 얼굴들과 국카스텐도 이 앙팡테리블에 넣어줘야 할 것이다. 그들의 노래(장기하와 얼굴들의 경우 노래외적인 부분까지)가 홍대클럽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것은 2008년의 일이니까.
문제는 이 ‘불운의 밴드’를 포스트락 밴드로 분류된다는 데에 있다. 내 주변에는 인디신을 사랑하고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친구가 꽤 있지만, 포스트락을 좋아하는 애들은 적다. Explosions in the Sky같은 밴드를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지기 했지만, 아직은 생소하니까… 고민 끝에, 댓글을 통한 나의 소개로 Loro’s에 빠져있던 sesism님에게 댓글을 달았다. 그녀는 흔쾌히 동행해주었다.
Loro’s의 라이브는 생각보다 엄청났다. 앨범에서는 보컬이 적어도 미약하나마 보컬로 기능했으나, 라이브에서는 그조차 음향의 일부분이 되었다. 첼로소리라고 생각했던 음향중 일부는 알고보니 기타를 첼로현으로 켜는 소리였다. 무엇보다 3명이나 동원된 기타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하이톤의 노이즈 사운드만을 만들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럼 리듬은? 베이스가… 정말이지 이런 구성은 처음이었다. 드럼 또는 기타에서 시작된 음향들에 다른 악기의 음향들이 더해지고 더해지고 또 더해지면, 공연장은 온갖 소리들의 놀이터가 되곤 했다. 그리고 그 소리들에 관객들이 감응한다는 사실이 내게는 조금 신기했다. 물론 클라이막스까지 가는 지난한 과정들과 그 패턴이 다소 천편일률적이라는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그건 다른 포스트락 그룹의 공연과 새로 나올 Loro’s의 EP 등을 좀 더 들어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Nice tune to me!의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