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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의 이해

May 25th, 2009 No comments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출처 : 브로콜리 너마저 홈페이지

2009년 5월 25일자, 브로콜리 너마저 홈페이지 대문에 올라온, 노래 ‘커뮤니케이션의 이해’의 가사. 이 노래는 지난 4월 22일 발매된 두 번째 데모 “잔인한 4월”의 2번 트랙이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미선이의 느낌이 난다. 이번 데모는 애초에 이런 의도를 가지고 있었을까? 어쨌든, 2009년 5월이 끄트머리를 이보다 더 잘 설명해주는 가사가 또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소개한다.

덧붙임 : 처음 올라왔을 때는 지금처럼 대구를 좌우에 배치한 편집은 아니었다. artwork를 맡고 있는 inni씨의 작품인 걸까?

출사표

April 6th, 2009 2 comments

나는 현재 야근중이다. 아마도 새벽쯤에 퇴근할 듯… 지난 공연만과는 사뭇 다른 제목의, 이른바 싱글앨범 발매’기원’공연… 나의 분노가 전해졌을리는 만무하지만, 어쨌든 예매제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지난 공연의 분위기와… 최근 며칠간 내 블로그로 유입되는 리퍼러의 99%가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솔직히 좀 불안하다. 하지만 지난 공연의 일행이었던 SJ에게 나는 오늘 이렇게 말했다.

(오후 12:39:39) [suksim] Somewhere Only We Know: 나 오늘 정말 바빠서 죽고 싶다… 후… 쉴새없이 휘몰아 친다
(오후 12:40:05) SJ: 근데 수욜 갈 수 있어?
(오후 12:40:15) SJ: 밥은 먹었냐…
(오후 12:41:28) [suksim] Somewhere Only We Know: ㅇㅇ
(오후 12:41:30) [suksim] Somewhere Only We Know: 뭐 안 되면
(오후 12:41:33) [suksim] Somewhere Only We Know: 양도하면 되고 ㅋㅋ
(오후 12:42:23) SJ: 크크크
(오후 12:42:40) SJ: 쨌든 일단 제것도 예매부탁
(오후 12:43:55) [suksim] Somewhere Only We Know: ㅇㅇ
(오후 12:43:59) [suksim] Somewhere Only We Know: 비채속도로
(오후 12:44:12) [suksim] Somewhere Only We Know: 파릇파릇한 젊은 브로콜리 팬들에게
(오후 12:44:22) [suksim] Somewhere Only We Know: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를 두루 섭렵한
(오후 12:44:33) SJ: 크크크크크
(오후 12:44:40) [suksim] Somewhere Only We Know: 온라인 15년차
(오후 12:44:51) [suksim] Somewhere Only We Know: 키보드워리어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겠어
(오후 12:45:11) SJ: 본때를보여줘

온라인 15년차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 이제 10분 남았다…

덧붙임(10시 9분) :
10시 1분 예매완료. 나의 순위는 698등. 간당간당함. 장강의 뒷물결 앞에 온라인 15년차는 무릎을 꿇었다.
10시 4분 덕원의 명의로 공지올라옴. “예매마감”
10시 7분 브로콜리 너마저 홈페이지 트래픽 초과… 6-_-; 이봐요들 트래픽 좀 추가해봐…

브로콜리 너마저 싱글앨범 발매기념공연 – 잔인한 사월

April 2nd, 2009 10 comments

더거 : 공연에서 튜닝은 참 중요하죠
향기의 멜로디언 연주
더거, 잔디, 류지
브로콜리 너마저의 귀환

사진과 함께 몇 가지 기억나는 에피소드들 추가.
1. 길어지는 튜닝에 청중을 의식한 더거가 말했다. “공연에서 튜닝은 참 중요하죠.”
2. 향기는 속좁은 여학생에서 멜로디언을 연구했고, 마지막 음을 틀렸다. 그 때의 표정이 어찌나 귀엽던지.
3. 잔디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예뻐졌다. 류지는 관심있게 본 적이 없는데, 목소리나 생김새나 하는 짓들이 너무나 맑아보였다. 앞으로 좀 더 좋아질 것 같다.
4. 공연 시작전, 팬들의 성원에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조금은 긴장된 모습의 브로콜리 너마저

아무리 생각해도 이 공연의 여러가지 주변 정황들이 자신들의 공연에서 직장인들을 배제하려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음모라고 생각했으나, 내 생각이 틀렸다. 내가 잘못이다. 무슨 청중들이 이렇게 파릇파릇해! 김작가님들의 블로그에서 본 차승우의 한마디 “로큰롤 공연에 20대가 없다니!”라는 말은 적어도 브로콜리 너마저의 공연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았다. 하긴, 20대의 차승우가 있던 노브레인이나 20대의 이상면이 있던 크라잉넛의 공연을 보러 드럭을 찾던 새내기가 입사 4년차가 되어 2000년대 학번으로 구성된 밴드의 공연을 본 셈이니 지금에 와서는 내가 주책이다 싶다. 6시 30분에 퇴근 예정이었으나, 조금 늦은 50분에 퇴근을 해서 부랴부랴 클럽 빵으로 향했다. 나보다는 조금 여유로운 회사에 다니는 친구 SJ는 5시에 퇴근하여 상당히 앞쪽 자리를 사수하고 있었다. 그녀는 전체에서 4번째로 도착했고, 그녀가 빵 앞을 지나가지 않고 줄에 끼어들었을 때 먼저 온 3명의 소녀들은 흠칫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고 한다나 뭐래나. 그렇게 우리는 둘째줄에 앉을 수 있었다. 공연을 보기 위해 기다리던 줄은 어림짐작으로만 봐도 150명은 족히 넘을 듯 보였고, 8시 20분에 입장이 시작되었으니 더 늦게 온 사람은 돌아가시기도 하셨을게다.

1시간 공연에 입장료는 만원. 그런데 1 free drink를 제공하지 않는 빵의 씀씀이에 분개하며 카스 맥주 3병을 사서 SJ는 1병, 나는 2병을 마셨다. 클럽공연에 무료음료가 없다니 오호통재라. 2병째 맥주가 바닥을 비울때쯤 공연이 시작되었다. 첫 곡은 나의 예상대로 “춤”이었다. 오늘 공연은 (슬프게도 계피는 이제 없지만) 브로콜리 너마저가 팬들에게 다시 돌아오는 공연이니까 당연히 그 노래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늘의 set list는 다음과 같다. 더거는 10곡 준비했다고 한 것 같은데 11곡이네… 어쨌든 대충 이런 구성이었다.

1. 춤
2.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3. 청춘열차
4.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5. 마침표
6. 꾸꾸꾸
7. 속좁은 여학생
8. 2009년의 우리들
9. 보편적인 노래
10. 유자차
11. 잔인한 사월
12. 마침표 (encore)

오랜만의 공연인데다가, 더거의 설명에 따르면 멤버들이 전부 감기에 걸렸다고 했다. 계피가 탈퇴 이후 보컬 구성이 아마도 많은 팬들의 관심사였을 것 같은데, 브로콜리의 전술은 중공군의 인해전술이었다. 이제… 전원이 노래를 부른다. 더거를 논외로 하고 새 보컬들에 대해서만 평가하자면(사실 오늘은 더거도 무척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다), 잔디는 원래 코러스를 곧잘 하곤 했으니까 가장 안정적이다. 다만, 오늘은 정말 목소리가 감기가 심하게 걸린 듯 해서… 메인보컬로 부르면 조금 그랬다. 무엇보다 너무 예뻐진 외모때문에 너무 낯설어서(처음 등장했을 때 나는 잔디도 탈퇴한 줄 알았다) 적응이 안 됐다. 류지는 목소리 톤과 청아한 목소리가 좋았다. 나는 어떤 곡인가에서 원곡과 드럼연주 자체를 다르게(좀 더 노래부르기 쉽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잘은 모르겠다. 향기는 기본 성량은 세 여성멤버중 가장 좋은 것 같고, 우울하기 이를데 없는 브로콜리 너마저에 ‘밝은’ 정서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좋게 봤다. 그러나 아직은 호흡이 짧고, 고음처리가 불안한 듯. 그러나 어찌저찌 (메인보컬 데뷔가 세 명이나 되는) 네 명의 멤버가 단결하여 큰 무리없는 공연을 했고, 이들은 계속 꾸준히 성장해 온 밴드니까 곧 계피의 공백은 말끔히 지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욕만 해 놓았지만, 몇 달이 지나면(더거의 표현을 빌어 ‘서편제-서편제가 얼마나 훌륭한데!-의 목소리들이 감동의 과정들을 거친다’면) 오히려 계피-더거의 보컬라인보다 더거와 중공군 라인이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새 싱글앨범의 타이틀곡으로 공연이 마무리되고, 공연이 끝났다. 앵콜을 준비하지 않았다고 해서 “마침표”를 다시 불렀다. 앵콜곡을 들으며, 공연을 뒤돌아보니 참 분위기가 좋았다. 클럽 빵같이 조그만 곳과는 비교도 안 되는 펜타포트에서 섰고, GMF에도 서봤지만, 보컬로는 첫 데뷔무대인 멤버들이 사소한 실수를 할 때마다 팬들은 어색하지 않게 웃어주었다. 물론, 보컬데뷔곡의 끝나면 열화와 같은 성원과 박수를 보냈다. “꾸꾸꾸”를 불렀던 향기가 ‘대학에 들어가면은 남자가 줄을 선다’는 가사를 읊을 때는 폭소(완전 귀여운데 조금 이해 안 됨)가 퍼져나왔으나 으레 격려의 환호가 뒤따랐다. 나는 가방에서 몰스킨 다이어리를 꺼내 오늘 날짜의 페이지에 편지를 썼다. 맨 위에 링크한 내 포스트에서 썼던 향기씨를 위한 선물. 내 선물인 <산울림 라이브 1996 강원도 문막>와 오늘 공연의 분위기가 비슷했다는 생각이 우연히 들었다. 노래가 끝나기 전에 금새 휘갈겨쓰느라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산울림처럼 언제고 다시 돌아와 공연을 할 수 있는 그런 밴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썼던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오랜 팬이 되겠노라고. 이런 팬레터를 넣어 양복을 입은 채 건네주기까지 했으니 지금에 와서는 내가 주책이다 싶다(이 포스트는 수미쌍관이로세). 대한민국에서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가장 위대한 밴드는 산울림이고, 브로콜리 너마저 뿐만 아니라 그 어느 밴드도 이 사실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산울림이 13년만에 100명도 안 되는 팬들 앞에서 펼친 공연과 오늘 공연은 여러 모에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건 브로콜리 너마저가 산울림만큼 사랑스러운 밴드이기 때문이다. 데뷔한 지 얼마되지도 않고, 절판된 EP 두 개와 정규앨범 하나가 디스코그래피의 전부인 밴드의 소품같은 공연에 이토록 많은 사람이 모인 이유도 마찬가지일게다. 고맙게도 이 사랑스럽기 이를데 없는 밴드가,

돌아왔다.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