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교습소>를 보고
소녀와 소년이 성장한다는 것은 결코 일순간의 지구의 중력에서 벗어나 궤도를 찾아가는 인공위성따위가 아니다. 뒷걸음치기도 하고 뛰어가기도 하면서 자기도 모르?사이에 천천히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 발레교습소>의 친구들은 그렇지 않다. 그/녀들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사이에 선 몇 달 동안 청춘의 부스터를 힘껏 내뿜는다. 그런 의미에서 유약하지면서도 힘찬 발레의 점프는 청춘과 닮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맹렬히 불뿜는 풀부스터를 가지지 못했던 나와 다르다는 점에서 위화감을 느꼈다.
울음을 터뜨리는 동생의 옆에서 생뚱맞은 표정으로 보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부터 조금은 다른 느낌의 <엘리펀트 Elephant>까지 많은 청춘영화를 보아왔다. 약간의 민망함을 동반한다면 아직은 그 '청춘'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나이인 27살이 되기까지 나는 대체로 충실하게 감정이입을 하며 그런 류의 영화들을 보아왔다. 청춘은 언제나 힘겹다. 입시지옥에서 벗어나오자마자 스무살의 벽을 넘어야 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가족, 우정, 사랑, 대학과 같은 일들이 막으며 괴롭게 한다. 그럼에도 그/녀들은 사랑할 것이고 한 걸음 성장할 것이다. 그것을 알지만 이번의 괴로움들은 나에게는 잘 와닿지 않았다. 같은 청춘이라도 내 것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같은 모습을 한 청춘은 없는 법. 그네들에 비하면 난 참 가진게 많은 청춘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위화감을 느꼈다.
< 밀애>라는 작품도 찍었다고 하는데 어찌되었건 내가 기억하는 <낮은 목소리>의 변영주와는 뭔가 이질감이 있는 듯해서 다시 위화감을 느꼈다.
그래서 솔직히 영화가 도통 재미가 없었다. 연기는 비교적 좋았다. 윤계상은 기대이상, 김민정은 ♡♡♡♡, 온주완은 새로운 발견, 진유영은 명불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