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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March 17th, 2009 No comments

예전부터 그랬다. 나는 할 일이 많으면, 다른 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주어진 일을 잘 완수하는 편도 아니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에만 매달리다가 결국에는 ‘오대수’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 그간의 경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집단에 속해있든 일복이 넘쳐흐르는 부류의 인간이었으니, 그동안 내 주위의 사람들을 얼마나 실망시켰을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때마다 나는 멋진 핑계를 만들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물론 ‘업무’로서의 일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등 수많은 ‘일’들이 존재할 수 있다.

내일은 우리 회사의 중요사안을 회장에게 보고하는 날이라서, 바쁜 하루를 보내고 방금 퇴근했다. 보통 밤을 새곤 하니까, 비교적 일찍 끝난 편이다. 할증택시에 노곤한 몸을 기울이며 아이팟을 꺼내 들었다. 이럴 땐 Jowall의 This is the Night이 제 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없이 밤으로 달려가는 곡. 그 곡을 들으며, 잠시 상념에 젖었다. 그리고 그동안 나의 일들을 방기하게 되었던 이유에 대해서 생각했다. 일만 있었고, 내가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체는 ‘나’인데, 정작 나는 스스로를 돌보지 않은 채 엉뚱하게 일에만 매달리고 있으니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갈리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에 이 포스팅을 쓴다. 나중에라도 나 스스로 까 먹지 않도록. 아무리 바쁘더라도 나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고 다시금 내 사람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루에 30분씩만 투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