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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라 봄바람

February 20th, 2009 8 comments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어느 늦겨울, 출근길 만원 지하철의 '푸쉬킹'이 나에게 텔레파시로 시를 한 수 보내줬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프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서
믿으라, 봄바람이 불어오리니.

연애는 미래에 하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나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가슴아프게 되리니.

푸쉬킹,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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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소개팅에 이어, 오늘은 (어머니의 반 강요로) 선을 봤다. 생각해두었던 와인바로 선녀를 데려가, 하우스와인 한 잔에 크랜베리피자와 크랩파스타를 나누어 먹었다. 수많은 발화가 이루어졌으나, 그 언어들은 서로의 입을 떠나 상대방의 귀에 닿지 못하고 공기 중을 부유하는 미완성의 언어가 되었다. 난 상대방의 마음을 꽤나 잘 읽는 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소(개팅)녀와 선(본)녀 그 누구의 마음도 읽지 못하겠다. 소녀와는 다음 주에 만나기로 했고, 선녀의 마음은 선을 주선한 아주머니께서 전해주실테니 주말이 지나면 뭔가 가닥이 잡힐 것이다.

여자친구가 생기면 가기로 결심한 여의도 벚꽃축제와 캐러비언베이, 올해는 갈 수 있을까?

어찌됐건 연애는 미래에 하는 것이고, 현재는 슬픈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 겨울이 가고 봄바람이 불어올테니

김정미 여신님의 '『다이내믹』한' '육감'적인 목소리를 들으며,
불어오는 봄바람을 맞이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