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안 그래도 못 생긴 외모에 내세울 매력포인트 하나 없는 것은 참으로 우울한 일이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나도 매력포인트를 하나 정했다. 눈썹으로. 눈썹을 매력포인트로 정하는 것은 남성에게 흔치 않은 일이지만, 내가 봐도 내 눈썹 이쁘다. 눈썹의 곡선도 곡선이거니와 끝마무리도 좋기 때문이다. 여남을 불문하고 대체로 눈썹이 매력포인트라는데 동의하는 것을 봐도 그렇다. 이렇듯 매력적인 나의 눈썹때문에 오늘 고생을 했다. 무려 일년 반 만에 안경을 새로 하려고 남대문에 갔었다. 그런데 고르는 안경마다 엄마, 동생, 안경점 직원이 눈썹때문에 성격더러워 보인다고 하는 것이다. 아직 졸업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2학기에 적지 않은 기업에 원서를 내야 하는데 인상이 더러워 보이면 어디 쓰겠는가. 그래서 약간은 재미없게 보이는 안경으로 그냥 골랐다.
생각해 보면 매력포인트의 역습이 시작된 것은 작년에 군대에서 벗어났을 때부터였던 것 같다. 입대 직전의 나를 두 번의 신입생 환영회, 새터, 그리고 몇 번의 술자리에서 봤던 02학번들이 나에게 건낸 말은 ‘인상이 많이 좋아졌네요.’였다. 나에 대한 그/녀들의 첫인상은 ‘무섭다’, ‘사납다’, ‘성격더러워 보인다’, ‘말 걸면 안 되겠다’와 같은 류의 것이었다고 한다. 04년과 05년에 새로 알게 된 사람들도 나중에 친해진 뒤에 비슷한 말을 했었다. 정작 성격더러웠던 것은 고등학교 때나 새내기 시절이었는데 말이다. 과학생회 간부로 일하면서 특히 학생회장을 2년(부득이한 과의 사정이 있었다.)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만 했고, 그 덕에 난 정말로 착해졌단 말이다! 하긴, 작년에 찍은 졸업앨범 사진을 보면 내가 봐도 무섭게 생겼다.
어차피 착한사람 컴플렉스같은 것은 키우지 않다 보니 중요한 것은 아니다만, 믿던 매력포인트의 역습에 뭔가 망연자실해야할 듯한 기분. 이제 쓸데없는 생각말고 열심히 수양해서 내면의 무언가를 매력포인트로 삼아야 할까나. 집에 와서 보니 안경이 꽤나 맘에 들어서 그 쎌카인가 하는 것을 나도 한 번 올려볼까 했지만, 이 블로그에 들러 주시는 극소수의 손님마저 도망가는 것은 원하지 않기에 생략. 원래 테마따위 없는 블로그이지만, 이 블로그는 앞으로 ‘얼굴없는 블로그, 내면의 수양과정을 드러내는 블로그’를 테마로 하겠음.
덧 하나 : 내일 지난 토익대박 전에 신청한 토익을 본다. 오늘 밤은 비틀즈가 아니라 Coldplay로 리스닝에 대비하고 있다. 사실 의욕 자체가 없기 때문에, 새 앨범 감상 정도로 해두자.
덧 둘 : 토익을 보고 나서 저번에 보지 못한않은 <연애의 목적>을 혼자서라도 볼 생각이다. 기꺼이 일행이 되어주겠다면 내일 오후까지 이곳에 덧글을 남겨 주…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