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une, 2005

<연애의 목적>

Tuesday, June 28th, 2005

세부적인 줄거리가 나와 있으므로 스포일러를 우려하시는 분들은 읽지 마시길.

<연애의 목적>을 굳이 보고 싶었던 이유는 꽤 많다. 이 영화가 정말 본격 종합 범죄물인가 궁금했고, 고윤희 작가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는 이유도 있다. ‘웰메이드 홍상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영화를 본 사람이 이미 100만명이 넘었는데 이 영화에 대해서 내가 접하는 정보는 유림(박해일)에 대한 이야기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홍(강혜정)은 영화에서 도대체 어디 쯤에 위치해 있는 것인지가 너무나 궁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이 글 역시 유림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more…)

학교나 군대나…

Sunday, June 26th, 2005

수행평가 같은 제도가 생기면서 중고등학교의 모습도 많이 바뀐 듯 하지만, 역시나 옛날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 오늘 토익시험을 보러 안양의 모 중학교에 갔는데 칠판에 이런 것이 적혀 있었다. 빨간색 분필로 칠한 별표로 둘러쌓인 이 공지사항은 아마도 GP 총기난사사건때문에 급히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기말고사 기간에 뜬금없이 이런 공지사항이 나올 턱이 없지 않은가?

1. 친구간 예의지키기
2. 놀림, 괴롭힘, 따돌림 절대금지
3. 폭력사용금지
4. 비속어사용금지
5. 상급자에게 예의바르게 행동하기
위반시 부모님 학교내교하여 교내봉사 실시

선생-학생의 관계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는 간부-사병과 별반 다르지 않다. 조직의 질서가 위계와 권위에 기대고 있다는 사실도 미약한 정도의 차이를 무시하면 공통점이다. 우리의 훌륭하신 스승님들은 지금 당신의 반에도 김일병같은 아이가 나타나서 (수류탄은 못 구하겠지만) 행여나 테러를 할 까 두려워하고 계신 모양이다. 그러고 보면 중고등학교 때를 가끔 추억하곤 하던 버릇이 군대에 다녀온 이후로 사라진 것은 우연만이 아닌 것 같다.

매력포인트의 역습

Sunday, June 26th, 2005

외모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안 그래도 못 생긴 외모에 내세울 매력포인트 하나 없는 것은 참으로 우울한 일이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나도 매력포인트를 하나 정했다. 눈썹으로. 눈썹을 매력포인트로 정하는 것은 남성에게 흔치 않은 일이지만, 내가 봐도 내 눈썹 이쁘다. 눈썹의 곡선도 곡선이거니와 끝마무리도 좋기 때문이다. 여남을 불문하고 대체로 눈썹이 매력포인트라는데 동의하는 것을 봐도 그렇다. 이렇듯 매력적인 나의 눈썹때문에 오늘 고생을 했다. 무려 일년 반 만에 안경을 새로 하려고 남대문에 갔었다. 그런데 고르는 안경마다 엄마, 동생, 안경점 직원이 눈썹때문에 성격더러워 보인다고 하는 것이다. 아직 졸업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2학기에 적지 않은 기업에 원서를 내야 하는데 인상이 더러워 보이면 어디 쓰겠는가. 그래서 약간은 재미없게 보이는 안경으로 그냥 골랐다.
생각해 보면 매력포인트의 역습이 시작된 것은 작년에 군대에서 벗어났을 때부터였던 것 같다. 입대 직전의 나를 두 번의 신입생 환영회, 새터, 그리고 몇 번의 술자리에서 봤던 02학번들이 나에게 건낸 말은 ‘인상이 많이 좋아졌네요.’였다. 나에 대한 그/녀들의 첫인상은 ‘무섭다’, ‘사납다’, ‘성격더러워 보인다’, ‘말 걸면 안 되겠다’와 같은 류의 것이었다고 한다. 04년과 05년에 새로 알게 된 사람들도 나중에 친해진 뒤에 비슷한 말을 했었다. 정작 성격더러웠던 것은 고등학교 때나 새내기 시절이었는데 말이다. 과학생회 간부로 일하면서 특히 학생회장을 2년(부득이한 과의 사정이 있었다.)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만 했고, 그 덕에 난 정말로 착해졌단 말이다! 하긴, 작년에 찍은 졸업앨범 사진을 보면 내가 봐도 무섭게 생겼다.
어차피 착한사람 컴플렉스같은 것은 키우지 않다 보니 중요한 것은 아니다만, 믿던 매력포인트의 역습에 뭔가 망연자실해야할 듯한 기분. 이제 쓸데없는 생각말고 열심히 수양해서 내면의 무언가를 매력포인트로 삼아야 할까나. 집에 와서 보니 안경이 꽤나 맘에 들어서 그 쎌카인가 하는 것을 나도 한 번 올려볼까 했지만, 이 블로그에 들러 주시는 극소수의 손님마저 도망가는 것은 원하지 않기에 생략. 원래 테마따위 없는 블로그이지만, 이 블로그는 앞으로 ‘얼굴없는 블로그, 내면의 수양과정을 드러내는 블로그’를 테마로 하겠음.

덧 하나 : 내일 지난 토익대박 전에 신청한 토익을 본다. 오늘 밤은 비틀즈가 아니라 Coldplay로 리스닝에 대비하고 있다. 사실 의욕 자체가 없기 때문에, 새 앨범 감상 정도로 해두자.
덧 둘 : 토익을 보고 나서 저번에 보지 못한않은 <연애의 목적>을 혼자서라도 볼 생각이다. 기꺼이 일행이 되어주겠다면 내일 오후까지 이곳에 덧글을 남겨 주…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