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
Tuesday, February 22nd, 2005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3J같은 사람들은 제외한더라도 요절한 우상들은 나에게도 많다. 김광석, 김소진, 커트 코베인, 에바 캐시디, 김현식, 유재하… 요절한 예술가들의 영혼이 한꺼번에 타버리고 남은 재 위에서 내 젊음은 시작되었다.
젊어서 일찍 죽는 것을 요절이라 한다. 하지만, 젊어서 죽는다고 해서 '요절'의 칭호를 얻는 것은 아니다. 짧은 삶을 살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들만이 그 칭호를 부여받는다. 그/녀들은 요절을 통해 다시금 생명력을 얻는다. 그래서 나같이 하릴없이 청춘을 소비하는 젊은이에게 요절이란, 너무나 매혹적인 단어이다. 반면, 그 매혹에 취한 우리들이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덕분에 때로는 죽어서조차 편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전적으로는 일단 또 한 명이 요절했다. 나는 이 소식을 엄마에게 들었고, 엄마는 '연예인 X파일에 이은주가 있었나? 한 번 다시 봐야겠다. 뭐라고 써있나'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들으며 우리가 다시금 이 배우의 시신 위에 불나방처럼 날아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지금도 인터넷의 어느 끄트머리에서는 그녀를 둘러싼 유언비어와 낭설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지 않을까…
이은주씨 역시 앞으로 '요절한 배우'의 칭호를 얻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일찍 세상을 떠난 것을 보면 그녀 역시 '너무 낡은 시대에 너무 젊게 온 것'같다는 생각은 든다.
R.I.P. 당신의 그 쇳소리 나는 목소리가 그리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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