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값 인상, 나의 선택은?
Wednesday, December 29th, 2004
그림 가져온 곳 : 매니안닷컴
30일부터 담배값이 500원씩 일괄 인상된다는 소식을 본 건 뉴스가 아니라 지인을 통해서였다. 그래서 그 취지가 무엇인지는 잘 몰랐으나, 아마도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는 명목이거니 하고 생각했었다. 어쨌든 조세정책 변화를 통한 담배소비의 감소가 효과가 있으려면 담배에 대한 수요가 가격에 대해 탄력적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담배값 인상 이전에 정부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연구를 해 보긴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기본적으로 담배값 인상이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뉴스를 좀 읽어보니 이번 인상분 중 455.5원이 세금이 라고 한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엄청난 혐연자도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발상이 가능할 수 있는지 참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흡연자가 흡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자 비용을 당연히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부과된 세금만도 (부가가치세를 제외하더라도)한 갑당 929원이나 된다. 우리나라 전체 세입에서 담배관련 품목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3.7%에 이른다고 하니, 말다했다. 담배는 기본적으로 중독성이 어느 정도 있고, 때문에 가격인상에 대해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딴 식의 비율로 세금을 부과해서 담배값을 인상할 경우 조세수입은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미 1996년 이후로, 교육세를 일년에 1조원 가까이 긁어가고 있으니, 담배를 팔아서 애들 교육시킨다는 생각은 차치하더라도 흡연자를 뭐 봉으로 보는거냐? 정부가 현대판 가벨이나 염법을 꿈꾸고 있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전국의 흡연자들이 단결하여 딱 1년 담배를 안 피고 안 사면 청와대에서 대국민사과문을 내고 제발 담배 좀 피워달라고 할 지도 모른다. ^^
그래도 순진하게 건강증진부담금을 늘려서 금연정책을 본격적으로 실천에 옮기려는 정부의 이번 방침을 믿어준다고 해도, 썩 마음이 내키진 않는다. 가격인상에 타격을 받는 것은 당연히 저소득층, 청소년층, 노년층일 것이다. 진정 건강한 국민을 만들고 싶다면,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완전규제한다든가,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홍보비용을 늘리는 등의 비가격적 수단을 사용하면 될 것이 아닌가. 디스 한 갑에 2000원. 더구나, 이번 인상조치에 대해 시간이 흐르면서 면역이 생겨서 단기적 금연자들이 다시 흡연을 시작하고 담배로 인한 조세수입의 증가효과가 사라지면 정부는 무슨 이유를 붙여서라도 다시 담배값을 인상할 것이다. 아무리 그것이 몸에 유해하다고 해도 단지 경제적 약자라는 이유로 욕구를 포기해야 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당분간 담배를 계속 펴주기로 했다. 사재기도 안 해놨다.
힘겨운 연말연시가 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