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September, 2004

양심의 자유

Wednesday, September 1st, 2004

물론 나는 알고 있다. 많은 친구들이 죽었는데
나만 살아남은 것은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인 것을. 지난 밤 꿈 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내 자신이 미워졌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Bertolt Brecht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 Ich, der Uberlebende

8월 30일 오태양씨, 8월 31일 나동혁씨가 연이어 법정구속되었다. 헌법재판소의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 합헌 결정이 크게 영향을 끼친것 같다. 송두율 교수의 경우에서 이미 확인한 바이지만, 이 땅에 양심의 자유란 없다. 더구나 그녀/그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양심에 위해를 가하고 상처를 주며 장난을 치고 있다.

나는 2002년 4월 30일부터 2004년 6월 8일까지 병역의 의무를 수행했다. 사실 나는 전역을 하게 되면 그 2년 1개월 1주를 내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었다. 그러나 군대의 야만은 망각한다고 해서 잊혀지지 않는 것이었고, 그 극복되지 못함은 내 포스트들에 고스란히 남아있다(물론, 군대언어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주었다는 것과 내 몸무게를 10kg 늘려줬다는 것에 대해서는 군대에 매우 감사한다. –;). 전쟁의 폭력성에 분명히 반대하지만, 사람에게 겨누지 않는 집총은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고 핑계를 댔)고, 입대했다. 내 몸의 안녕과 내 양심을 바꾸며 연명하던 하루하루. 나는 그 속에서 살아남았다. 오태양씨나 나동혁씨보다 '강한 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내 자신이 얄밉고 야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