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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July, 2004

농활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

July 12th, 2004 No comments

또 성폭력이다. 그리고 또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내가 보기에 이 문제는 세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 '연대의 조건', '서울대', '성폭력의 일상성'이다. '연대의 조건'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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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별하지 않는 내일

July 6th, 2004 No comments

1년전에 다시 나를 찾아와 좀처럼 떠나지 않는 비염때문에 병원에 가려고 학교를 나왔어. 왜 그랬는지 아직 이해는 안 되는데 후덥지근한 날씨에 경찰한테 불심검문당하는 느낌이 떠올라 그냥 집에 왔어.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이사를 온 뒤에도 교대역-삼풍아파트의 가파른 언덕길처럼 좋아하는 길이 생겼어.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집까지 걸어오는 완만한 언덕길… 별로 즐겁지도 않은데 'Hi!'라고 외쳐대는 수도 서울의 위성도시, 그중에서도 대단위 아파트단지의 평범한 길이지만 이 짧은 길이 나를 왜 이리 쓸쓸하게 하는지 한 달 밖에 안 되었는 데 사랑에 빠져버린거야. 가야될 길의 거리와 외로움은 반비례하는걸까?

그런데 있잖아. 오늘에야 알았어. 내가 사랑하는 그길에 가로수가 있더라구. 그것도 풍성한 잎을 가진. 그래, 어쩌면 일찍 집에 온 것도 여름이어서 그런 건데, 나는 어느덧 여름이 가져다 준 풍경들을 이제서야 느꼈던거야.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언제나 그렇게 일별했었던 거야.

난 요즘 일기를 손으로 쓰지 않거든. 근데 오래 전에 아주 소중한 사람에게서 선물받은 (그리고 반도 쓰지 못한) 일기장을 꺼냈단다. 연필로 써내려가는데, 내가 처음 사랑했던 이성인 그녀에게도 난 똑같이 했었던 것 같아. 마치 페티시즘에 빠진듯이. 내가 과연 그녀를 사랑한걸가 아니면 첫사랑이라는 '대상'을 얻고 싶었던걸까?

2년 동안 내 삶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학생운동도 마찬가지인 것 같네. 난 내가 동지라 부르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는 데, 정작 그/그녀들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아. 내가 군대에 있는 동안 그/그녀들에게 2년이란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가끔 얘기를 해보면 난 너무 그/그녀들에 대해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

'목표'라는 게 있는 건 참 좋은 삶이야. 근데 목표도 이루지 못하면서 주위에 눈을 돌리지 않은 것 같아. 사실 내가 두 가지를 동시에 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자본주의가 탐욕을 부리고 세상살기 각박해져도 내 삶을 이루는 그/그녀들과 내가 탐욕하는(?) 대상들을 좀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그렇게 일별하지 않는 내일을 시작하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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