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결정적 순간’ Category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Wednesday, June 1st, 2005

그러니까 감동의 완결편(?)을 보기 위해 시리즈를 처음 본 것으로부터 19년을 기다려야만 했었던 것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장면들이 아직도 머리를 맴돌지만,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하는 것. 다스베이더로 가는 과정에 집중한다고 하더니만, 어이없게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햄릿처럼 만들어놓은 것에 대해서는 약간 불만. 연기력이 뒷받침이 되었다면 모를까, 이건 너무하잖아.

이번 목요일부터 목-화-수-목-월-화-수로 이어지는 환상(6-_-;)의 기말고사 기간을 무사히 넘기고 나면 다시 한 번 봐야겠다.

드라마 몰아서 보다

Tuesday, April 26th, 2005

중간고사의 전환점을 돌면서 다음 화요일까지 여유가 좀 생겼다. 그래서 밀린 드라마를 다 봤다.
몰아서 보니까 피곤하고, 늦게 자게 된다.

  • <The L word> 02×08 “Loyal” - 시즌 1부터 왕재수였던 제니가 맘에 들기 시작했다. 이성애와 동성애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게 되면서 제니의 숨은 매력이 들어나는 듯.
  • <Smallville> 04×17 “Onyx”- 시즌 4에서 가장 흥미로운 에피소드인 것 같다. 렉스 루터의 어두운 면이 극명하게 드러나버렸다. 그건 그렇고 마이클 로젠바움 갈수록 매력적이란 말이야.
  • <떨리는 가슴> 4화 “바람” - cinemarx의 포스트를 읽고 4화 “바람”편을 봤다. 뮤직드라마도 아닌데, 음악을 들으며 눈물이 나올랑 말랑. 좋아하는 배우들이 종합선물세트로 나와서 더욱 볼만했다.
  • <안녕, 프란체스카> 01×23, 24 - 자신이 쌓아온 카리스마의 아우라를 무너뜨리면서 웃겨준 교주는 생각보다 볼만했다. 한 시즌을 지켜보면서 알게된 것은 결국 주인공은 켠과 안성댁이라는 것. 아, 안성댁의 <엑소시스트> 패러디는 정말이지 소름끼쳤다. ㅋㅋ

<헤자르 Büyük Adam Küçük Ask>

Sunday, April 24th, 2005

(영화의 줄거리와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표지이다. 의미도 없이,
아픔도 없이 우리는 존재하며, 거의
언어를 타자에게 상실하였다.

쿠르드족의 비애는 제목도 아직 알지 못하는, 하이데거가 인용했던 횔덜린의 시가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다. 하이데거는 ‘언어가 존재의 집’이라고 했지만, 터키어를 강요받으면서 자신들의 언어를 상실한 쿠르드족에게는 자신들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헤자르 Büyük Adam Küçük Ask>는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바로 그 현실에서부터 시작한다(이 영화가 출품되었던 Antalya 영화제의 영어 팜플렛 제작을 맡은 현직 영어교사 두 명이 ‘Kurdistan’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해직당했다.).

가족을 잃은 5살짜리 쿠르드족 소녀 헤자르(Hejar는 쿠르드어로 ‘빼앗긴’이라는 뜻이다. 이 이름은 꾸란을 쿠르드어로 번역하기도 한 유명한 쿠르드족 시인의 필명에서 가져왔다고 한다.)와 전직 판사인 75살짜리 투르크족 리팟 베이는 분명 터키의 쿠르드족과 투르크족에 대한 은유이다.

그래서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리팟 베이가 가정부 사키네(그녀는 쿠르드족이다.)의 집에 찾아가 쿠르드어를 배우는 장면과 헤자르와 리팟이 배 위에서 터키어와 쿠르드어를 번갈아가며 사용하며 서로의 언어를 배워가는 장면이다.

결국 헤자르는 에브도와 함께 엄마를 찾기 위한, 기약없는 길을 떠난다. 현실 앞에서 언어는 무력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무력하기 짝이 없는 언어는 소통의 가능성을 잉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