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
Saturday, March 19th, 2005언제 배웠는 지 이제 기억도 안 나지만, 계용묵의 「구두」라는 수필에는 구두수선 한 번 잘못했다가 불량배로 오인받을 뻔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사건을 통해 필자가 얻은 결론은 이런 류의 것이다. 인간이 인간에 대하여 세심한 주의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왜 모욕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여자는 왜 그리 남자를 믿지 못하는 것일까. 여자를 대하자면 남자는 구두 소리에까지도 세심한 주의를 가져야 점잖다는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이라면, 이건 이성(異性)에 한 모욕이 아닐까 생각을 하며, 나는 그 다음으로 그 구두징을 뽑아 버렸거니와 살아가노라면 별(別)한 데다가 다 신경을 써 가며 살아야 되는 것이 사람임을 알았다.
이런 내용이 교과서에 등장한 덕분인지 언제부턴가 늦은 귀가길의 여성을 배려하는 것이 이른바 ‘매너있는 남성’의 조건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천성이 게으른데다가 사람의 감정을 쫓아가는 것에 더딘 이유로 이런 류의 불편함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는 편이 아닌 나이지만 밤길이 무섭다고 귀찮게도 가끔씩 나를 부르는 여동생이 있는 관계로 나름대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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