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Langue & Parole’ Category

누가 내 언어에 의미를 부여하는가

Thursday, March 10th, 2005

우리가 머리 속에서 사고를 진행할 때 사용하는 추상언어를 mentalese라고 한며, 우리말로는 '정신어' 혹은 '사고언어' 정도로 번역한다. 언어학이나 인지과학의 전공자가 아니면 쉽사리 들어보지 못했을 단어이지만, 깊은 산 오솔길 옆에 있는 이 곳에 들러주신 블로거분들이라면 다들 아시리라 생각한다.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의미론” 수업시간에 '언어없이 사고할 수 있는가'하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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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ally Correct vs. Pratically Correct

Saturday, December 11th, 2004

자신이 Politically Correct하다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Pratical한 면에 있어서도 correct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예전에 “PC한 욕“이라는 글도 참 재미있게 읽고 나서 '아 이제 이런 욕 쓰지 말아야지' 했었는 데, 나는 Politically C하지않은 욕을 아직도 가끔 사용한다. 아는대로 행한다는 지행합일의 정신은 옛날부터 단지 로망에 불과한 것인가? 최근에 있어서는 '아는대로'라는 표현도 그다지 적합한 표현이 아니라는 생각을 든다. 특히 군대에 다녀온 뒤로, 나는 자기검열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생각을 하거나 말을 할 때 무의식중에 '예전의 나라면 어떻게 이야기할까?' 또는 '이런 생각이 옳은 생각일까?'식으로 검열을 실시한다. 나의 판단과 관계없이 나름대로 잠재적 main stream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자기검열을 더욱 강화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그것이 내 생각과 발화의 자유를 막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편의점에서 아무 것도 안 들어 있는 호빵을 집은 듯한 찝찝함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블로그를 만든 뒤로, 내 생각들을 자유롭게 떠.들.어. 대고 있지만 그러면서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별개의 문제라는 생각을 더욱 자주 하게 된다. 얼마 전 내 나름으로 노무현에게 분노를 표시하면서 트랙백을 보낸 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사람! 그자가 바로 전범이다! 무감각해진 사람! 그자가 바로 전범이다! 잊어버린자! 그자가 바로 전범이다!'라는 말에 가슴이 뜨끔하여 '무감각해지거나 잊지는 않았는 데, 아무 것도 안하고 있네요. –;'라는 덧글을 남겼다. 나는 이라크 파병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내가 그런다고 변하는 것은 없다. 몇 번의 계획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금년에 나는 내 생각과 발화에 걸맞는 실천을 한 적이 없다.

따지고 보면 'chairman'이 'chairperson'이 된 것이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상승되었다는 것과 직결되지 않으며, 'nigger'나 'black'이 'colored'가 되었다고 해서 흑인의 삶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마이너리티에 대한 올바른 듯한 수사는 단지 마이너리티의 정치적 위치가 향상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Politically Correctness'라는 개념이 멋지게 포장된 기만적 수사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이유일 것이다. '정치적으로 올바른'이라는 개념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된 평등은 이론적 실천(Praxis)을 배제시킨다.

그래서 나는 PC해지려는 노력을 포기하기로 했다. 자기검열도 그만두려고 한다. 나라는 존재를 온통 PC로 가득채우려는 노력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생각들에 기반하여 Practically Correctness만을 추구할 생각이다. 아마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 떠드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나 자신을 바꾼다는 것은 힘든 일이니까. 그러나 좀 노력해보려구. 그 편이 나에게도 세상에게도 좀 더 나을테니까.

덧붙임 : 밥먹고 공부하고 시험보고 스트레스 받다가 자는 생활은 아무리 생각해도 PC하지 않다. –;

표준이라는 강박관념

Thursday, December 9th, 2004

중, 고등학교시절에 선생님 하라는대로 착하게 살았던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빨간 불이 들어왔을 때 신호등을 건너면 안 되는 것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까지 사회적으로 정해진 규범은 끊임없이 우리를 '표준'화 시킨다. 그걸 다 지키는 사람은 살면서 거의 보지 못했다.

시간을 두고 반복되는 '불여우 논쟁'을 보면서 '표준'이라는 것이 그렇게 엄밀하게 지켜져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개인적으로 Firefox를 사용하고 있지만, 나는 엔트리를 작성할 때 표준 코드에 대한 고민은 거의 하지 않는다. HTML이나 XHTML이나 XML과 같은 것들이 이름에서 드러내고 있듯,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로서의 언어로 기능한다면 커뮤니케이션에 지장이 없으면 되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겠지만. 사실 이 글은 불여우 논쟁에 끼려고 쓴 글은 아니고…

표준어에 대한 글도 이미 몇 개 썼지만, 언어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나의 생각은 동일하다. 규범문법론자들이 말하는 지켜져야 할 완벽한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언어는 계속 변화한다. 그것도 학자들이 밝혀내는 규칙 이상으로. 때로는 표준화를 지향하며 변화하는 경우도 있고, 표준화에 저항하여 변화하는 경우도 있고. 외계어의 경우처럼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표준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미 대중화된 인터넷 언어의 어투에 대해 딴지를 걸 수는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Grice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4가지 격률에 대해 말했다.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데 지장이 없으면 중요한 것은 그 대화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질이다. '완벽에 가까운 무언가'를 규정하고 표준을 내세우는 이들이 실제 생활에서 표준으로 여겨지는 규범들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대개 언어를 비롯한 몇 가지에 대해서만은 별개의 관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표준이라는 강박관념을. 그래서 가장 보수적인 것은 한나라당이나 극우 보수단체들이 아니라, 언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