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에서의 양화사 작용역과 중의성
Wednesday, June 22nd, 20052005년도 1학기 “의미론” 기말보고서 (PDF).
대학에 와서 쓴 보고서 중에 그나마 제일 고난이도의 주제를 다루었다. 작용역에 대해서 열심히 생각하고 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설정한 규칙에 따르는 경우보단 예외가 더 많을 것 같다. 뭐 학부생이 열심히 하면 되는거지… -_-;
2005년도 1학기 “의미론” 기말보고서 (PDF).
대학에 와서 쓴 보고서 중에 그나마 제일 고난이도의 주제를 다루었다. 작용역에 대해서 열심히 생각하고 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설정한 규칙에 따르는 경우보단 예외가 더 많을 것 같다. 뭐 학부생이 열심히 하면 되는거지… -_-;
수업시간에 보면 ‘우리나라’를 ‘저희 나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도 많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는 귀에 거슬릴 정도로 ‘저희 나라’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 빈도가 높다. 강의실을 나온다고 해도 비슷한 상황은 계속된다. 자기 애인을 ‘우리 ○○’라고 말하는 지인들이 있는 까닭이다. 이봐! 그/녀는 나의 애인이 아니라고.
모든 것은 1인칭 대명사와 관련된 문제이다. 일반언어학적 관점에서 1인칭 대명사를 구분하는 방법중에는 청자를 포함하지 않는 경우(’inclusive we’)와 청자를 포함하는 경우(’exclusive we’)로 구분한다. 독일어, 영어와 같은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는 언어들과 한국어에는 이런 구분이 없다. 중국어와 일본어, 만주어, 타밀어 등에 이러한 용법이 있다고 한다. 구분이 없다면 골치아플 일이 없을 터인데, 사실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한국어에는 존대법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에는 ‘나, 우리’ 외에도 ‘저, 저희’라는 화자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인칭 지시어가 존재한다. 청자가 포함된 1인칭 복수에서 겸양의 인칭 지시어를 사용할 수는 없으므로, inclusive/exclusive와 비슷한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사실 ‘저희 나라’의 경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말의 1인칭 대명사는 ‘겸양’을 통해 청자에 대한 ‘존대’를 표현하기 때문에, 아무리 존대를 하고 싶어서 같은 나라 사람끼리는 존대를 할 수가 없다. 다른 나라 사람과 한국어로 이야기할 상황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데, 우리나라 사람 전체가 그 사람에게 존대를 해야할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면 ‘저희 나라’라고 말할 이유가 없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우리’를 exclusive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해서, ‘우리 ○○’라는 말이 귀에 상당히 거슬린다. 사실 글을 쓰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인데, 글을 쓰다 보니 그렇게 분개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분개할 일은 맞지만 객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결국 열흘만의 포스팅은 이도 저도 아닌 게 되어버렸다.
지난 2004년 여름학기 “언어의 이해” 기말보고서로 제출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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