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Global Gathering Korea
지산밸리락페스티벌이 천추의 한으로 남았던 관계로 Global Gathering을 예매한 뒤 후회는 없었다. 통장잔고는 이미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였지만, 언제 다시 프로디지를 보랴. 펜타포트의 저주의 시발점이었던 트라이포트 2일차, 프로디지의 공연이 무산된 이후로 다시 이런 기회는 없을꺼라 믿었다. 그러나 제길 하필 그날 그룹 장학재단의 장학생 대상 채용상담이 있을 줄이야. 채용상담을 하고, 우삼겹에 소주까지 걸쭉하게 마신 뒤 서둘러 도망나왔다. 집에 오니 이미 열한시. 가방을 내려놓자 마자 어머니께 공연을 보러간다고 하니 어머니의 반응이 가관이다. 어찌되었건 택시를 잡아탔다. 아, 그러나 서부간선도로는 오늘도 막히고… 택시기사님께 나는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밴드의 한국에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콘서트인데요. 12시 시작이거든요. 무조건 가주세요.” 비틀즈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어쨌든 기사님은 사명감으로 불타 미친듯이 질주하셨고, 나는 우편으로 배송된 입장권을 찾았다… 지 못했다. 제길, 회사 가방에 두고 왔어. 난지지구에 도착하니 11시 50분. 공연까지는 고작 10분이 남았을 뿐이다. 무조건 우겼다. 그러나 예매권 분실은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재발급은 힘들고 다시 구매하거나 돌아가거나 두 가지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스태프. 하지만, 난 증명할 수 있잖아! 내일 올 때 표를 가져와서 확인받겠다고 하고 겨우겨우 발권을 받았다. 담배를 한 대 꼬나물고 잔디밭을 가로질러 무대로 향하는데 사람들이 일제히 무대로 질주한다. 아, 프로디지의 등장이다.

60~70%가 외국인이었는데, 특히 남성들은 두 번째 곡의 시작과 함께 망설임없이 티셔츠를 벗어 던졌다. 환희와 고통의 공연이 시작되었으니, 프로디지의 공연동안 나의 경험이란 다시는 할 수 없을 경험이었다. 내가 남은 평생을 치한으로 산다해도 접할 수 없을 이성의 살결과 가슴 육탄공세, 그리고 양키-남성들의 금발 가슴털+끈적끈적한 땀의 공세에 나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게다가 아무리 점프를 하려해도 낑겨서 내 힘으로는 점프할 수 없었다. 오호 통재라. Smack My Bitch Up이 나올 때쯤엔 거의 광란의 분위기였고, 나는 땀내로 가득찬 채 그저 광분할 수 밖에 없었다. 프로디지의 공연이 끝나고 나자 난 모든 힘을 잃었고, 바로 귀가했다.

이틀째 되는 날에는 2NE1을 보고 싶었지만, 절친한 고등학교 친구들의 생일파티인지라 압구정에 들러 친구들이 사주는 격려의 갈비찜을 먹고 전의를 불태우며 다시 난지지구로 향했다. Röyksopp, Revolver 69, Underworld, MSTKRFT로 이어지는 일정. 그러나 Röyksopp을 보고 나니 류승범이 포진한 Revolver 69는 아웃 오브 안중이 되었고, Underworld를 보고 나니 모든 체력이 고갈되어 집에 왔다. 최고의 공연은 Röyksopp. 아, 회사일정 때문에 못 본 포트벨리즈가 최고였다고 하긴 하더마는, 나는 Röyksopp 여성 보컬의 손을 무려 몇 초간이나 잡고 있게 되었던 것이었다.
오……늘 에너지가 넘치는 생활!
(블로그 주소를 남기기 위해 코멘트 달다 보니 좀 뻘줌하네요, 내용이–;)
실제로는… 속으로 골병들어가고 있습니다.
괄호가 이상한 이모티콘으로 되어서 수정하려고 보니 수정도 안 되나 봐요; 비밀 댓글도 안 되고, 흥;;;
외국애들은 비밀댓글에 무관심한 듯 해요. 괜히 이 댓글 시스템 도입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