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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정말 바빴다. 주말이고 나발이고, 휴일이고 나발이고… 그저 일했다.
내가 블로그에 아무런 포스팅을 올리지 못한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구체적인 년수까지 알겠지만) 여자친구인지 애인인지 어쨌든 그런 관계의 이성이 생겼고, 내가 몰고 다니는 차가 생겼고, 수많은 인디밴드의 공연(용산참사 유가족 돕기 콘서트를 포함하여)에 갔고, 그거보다는 적지만 조낸 욕먹은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의 공연도 많이 봤다. 회사에서는 나름 인정받고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선후배동기들과의 관계는 더욱 더 돈독해져만 간다.

그러나 한편 술취한 채로 촛불집회가 처음 시작한 날로부터 1년 뒤의 명동을 지나면서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과 같은 규모의 전경부대 옆을 지나기도 했고, 어차피 똑같은 선후배동기인 과거의 동지들과는 이제는 연락조차 하지 않고 있다. 급기야 내가 다니는 회사는 대추리 지역을 포함한 미군기지 공사를 수주했으므로 아마도 6개월 쯤 뒤에는 내 급여의 일부에는 그 분들의 피눈물이 섞여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인사팀의 직원으로써 직·간접적으로 지난 연말 약 100명의 직원을 실업자로 만들었다.

엄밀하게 말해서 나의 삶은 나아지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나의 삶은 우울해지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1. May 4th, 2009 at 07:11 | #1

    그와 비슷한 의문을 가진 선배 중 하나는 밤마다 폭음증에. 결국 올해 7월 말에 '돌아오지 않을 탕아'가 되기 위하여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다고 합니다. 용기있는 선택을 한 선배를 보니 어쩐지 힘이 나더라구요.

    • May 6th, 2009 at 16:38 | #2

      유학갈 돈만 있으면, 저도 용기있는 선택을 할 텐데요…
      세상에서 제일 가는 '탕아'가 될 자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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