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고락을 함께 나누지는 않지만 일종의 의리일까, 직장의 여성동료들은 매년 오늘이 되면 초콜렛을 선물하곤 했다.
오늘은 2009년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이다. 그리고,
토요일이다.
초콜렛은 문자로 대체되었다.
발렌타인데이에 대해서 진지하게 까대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못 받는 것보다는 많이 받는 게 미덕이라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오늘 2009년 들어 첫 소개팅을 했다.
소개팅 상대는 무척이나 수다스러운 사람이었다.
저녁으로 뭘 먹을까 하고 물어보니, 삼겹살에 소주나 한 잔 하자고 한다(갑자기 급호감!).
삼겹살을 먹는 도중에, 쉬지 않고 움직이던 입이 잠시 멈추었다.
쑥스러운 표정으로, 금박으로 포장된 초콜렛을 꺼내더니 두 손으로 나에게 건낸다.
“어제 직접 초콜렛을 만들었는데, 아침에 못 챙겼어요. 오늘 회사 10분 지각했거든요. 이걸로 대신할께요.”
뭘 이런 걸 다.
지금 그 초콜렛을 먹으면서 포스팅을 한다.
그렇다. 여러분들은 이 블로그에서 몇 년에 한 번 볼까말까한 성격의 포스팅을 보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잔치에 놀아난다는 느낌은 항상 들지만 역시나 많이 받는 것이 미덕인 오늘,
모두들 행복한 발렌타인 데이 보내시길.
그분이 혹시 이 블로그를 스토킹하시는 것은 아닙니까..
서서서설마요…
헉! 그래서 소개팅은 어떻게 되셨을까요! 무지 궁금 +_+
무척이나 수다스럽다고 묘사하셔서 맘에 안 드셨나 싶었는데 그 분이 건넨 초콜렛과 사연은 꽤 귀여우신걸요 :)
‘수다스럽다’는 묘사는 그냥 그렇더라는 거지 그게 뭐 불만스럽거나 맘에 들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첫 만남은 그럭저럭 잘 진행된 듯 하네요.
피식.
초콜릿을 받았거나 어쨌거나 올해 발렌타인은 결국 나랑 술로 보내려던 셈이쟎아.
난 발렌타인을 술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보냈어. 옆에서 어이없어하는 부모님가지 끼고 말이지.
오나전 해피 발렌타인이야. -_-
너의 주먹이 무서워 다 지우기는 했다만, 한 얘기 또 하는 걸 보니 넌 나를 오나전 좋아하는구나.
오나전 해피 발렌타인 개추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