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간에 뜬금없지만
월드컵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월드컵은 내 취향이 아닌 것 같다. 한국:토고전의 경우에도 강남역에서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며 본 뒤 집에 가려고 강남대로에 섰는데, 거리가 온통 붉은 색이었다. 내무반 침상에서 각잡고 앉아서 봤던 나의 2002년 월드컵을 떠올리면서 ‘2002년에는 더 대단했겠구나.’하는 생각은 잠시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몇 천만명이 조국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되는 것은 좋아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제대로 응원을 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을 분당 예닐곱 번이나 외쳐야 한다! 우웩. 그런 관계로 한국:프랑스전이 열리던 시간에도 나는 자고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때도 새벽 네 시에 일어난 적이 없는데 일어나서 축구를 볼 리 만무하지 않은가. 박지성의 동점골에 동생이 지른 비명에 깨서 눈을 비비며 마루로 나가서 ‘무슨 일 났냐?’라고 물은 것이 월요일 새벽 내가 월드컵에 보인 유일한 관심이다. 동생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매국노’라는 딱지를 붙여주었다. 애국자가 될 생각은 없지만, 매국노가 될 생각도 없는 나로서는 참으로 억울한 소리였다. 월드컵에 관심끄고 살기 참 힘들다.
누군가가 힘겨운 시대를 사는 국민들에게 국가대표팀의 선전이 희망을 준다는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월드컵 기간이 힘겨운 나는 나는 요즘 이 녀석 보는 맛에 산다. 월드컵이 빨리 끝나고 다시 프로야구가 스포츠신문 1면을 차지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까페와 술집(텔레비전이 없는)이 텅텅 비어서 좋기는 한데,
야구 팬들과 드라마 매니아들의 마음에는 기근이 들었어.
드디어 끝났다.
호주-일본 경기 날 별 생각 없이 레포트 쓰러 PC방에 갔다가, (경기 중계를 보러 같이 술집에 갈 일행이 없는) 고시
생폐인들이 컴퓨터 모니터에 달라붙어서 육두문자와 괴성을 번갈아 지르는 바람에 언어와 언어학 레포트를 안 써 버렸습니다[인과관계가 전혀 안 맞잖아!]어쨌든, 16강 떨어져서 다행이어요.
그 과목 선생님이 누구죠?
윤ㅎㅈ선생님입니다.
헉… ㅎㅈ누나…가 핵심교양을…?
핵심교양이 아니라 전공탐색(선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