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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올스타전 후기

날씨도 안 좋았는데다가, 같이 가기로 한 BJ는 어처구니 없게도 오늘 정오에 약속을 째버렸다. 결국 블로그, MSN, 싸이월드에 급구 메시지를 올렸으나 역시 응답은 없었다. 야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suddentime이 하마터면 날릴 뻔 했던 표 값을 구제했다. 오늘 다시 확인한 것은… 난 왕따였던 것이다.

인천 문학구장까지 서울도 아니고 안양에서 미쳤다고 올스타전을 보러 간 것은 아니다. 난 오로지 장종훈을 보기 위해 갔다. 아마도 나같은 사람 꽤 많았을 것이다. 물론, 한화의 김태균은 이미 홈런 더비에서 1위를 했고, 한화 선수들도 많이 등장했다. 그러나, 장종훈은 나오지 않았다. 어느덧 9회말 투아웃, 서군이 1점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자는 1루와 2루에 있었다. 타자는 LG의 조인성. 이미 원스트라잌 투 볼의 상황. 갑자기 심판이 시합을 중지한다. 관중석에 이는 환호성. 아마도 장종훈이 나오지 않았다면 KBO는 두고 두고 욕을 먹었을 것이다. 장종훈은 내야 땅볼을 쳤고, 결국 동군이 이겼다. 하지만, 올스타전은 이기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칼 립켄 주니어의 은퇴 올스타전보다도 값진 경기였다. 그는 그런 존재다. 한화의 팬이 그렇게 많다고 생각하지는 않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쳤다. 장종훈 선수가 살아있는 한국야구의 역사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장종훈을 외쳤는지 목이 아팠다.

올스타전이 끝나고 3루석 앞에서 장종훈 선수에게 소리높여 수고하셨다고 외쳤다. 나를 한 번 보기는 했는데, 인터뷰 요청에 다시 시선을 돌렸다. 홈런왕이 된 김태균 선수가 축하한다는 말에 ‘고맙습니다.’라고 얘기해줬을 뿐이다. 이제 한화를 응원할 이유도 그다지 없고, 야구도 당분간 흥미가 안 생길 것 같다. 다만, 오늘의 올스타전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장종훈 선수는 나에게 그런 존재다. 정말이지 수고하셨습니다, 장종훈 선수. 당신 덕분에 무려 18년 동안 야구가 즐거웠습니다.

덧 : 민영님은 안 간 것을 후회하실 것이다. 장종훈 선수의 팬에게는 최고의 올스타전이었다. 비록 3분동안 그를 봤을지라도.

  1. July 18th, 2005 at 01:27 | #1

    형~ 재밌었어ㅎㅎ

  2. 민영
    July 18th, 2005 at 10:07 | #3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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