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국가 드로잉

Reptiles

파충류 Reptiles
M. C. Escher, 1898, Lithograph

컴퓨터게임 세대가 GP내부를 가상현실로 착각했을 수도 있다는 건 좀 심한 듯 하지만, 군내사고에 대해 ‘신세대 장병’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리는 것은 가장 손쉬운 설명방법이다. 다른 사람들은 다 ‘참고’ 무사히 전역하는데 김일병만 유독 나약해서라고 설명하는 것은 더욱 쉬운 일이다.병영생활 행동강령을 4개 항목이 아니라 100개 항목으로 만들어 외우게 시킨다 하더라도, 변하는 것은 거의 없다.

이 사회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그려지고 있는 드로잉이 있다. 남자 ‘아이’들은 때가 되면 그 드로잉 속에서 생명력을 부여받아 남자 ‘어른’이 된다. 그리고 결국엔 그 드로잉 속으로 되돌아가는 악순환의 프로젝트. 드로잉과 드로잉 바깥의 경계가 희미한 것처럼, 수류탄이 터진 GP와 우리 사회의 경계도 희미하다. 이 병영국가에서 김일병 혹은 폭언과 욕설(, 심지어 구타가 발생했다 하더라도)을 이유로 선임병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않은가.

RSS feed | Trackback URI

1 Comment »

Name (required)
E-mail (required - never shown publicly)
URI
Your Comment (smaller size | larger size)
You may use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 in your comment.

Trackback responses to thi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