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에게도 글쓰기, 말하기 교육을
대학생들의 학력저하가 심해서 심지어 보충수업까지 한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우리 학교도 예외는 아니어서 기초적인 교양과 토론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신입생 세미나 과목이 생기는가 하면, 7차 교육과정부터 미적분이 선택과목으로 바뀌면서 공대에서는 난리가 났다고 한다. 나는 5차 교육과정에 따라 교육을 받아서 과학탐구, 사회탐구 도합 11과목을 공부하고 대학에 입학했다. 당연히 ‘이해찬 세대’라는 치욕적인 별명까지 붙은 후배님들보다 이것저것 잡다하게 많이 배웠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듣고 쓰는 훈련을 받은 기억은 없다. 입시가 궁극의 목표인 상황에서 글쓰기, 말하기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리가 없으니까.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지만 그건 신입생들의 학력저하에 탄식하고 있는 교수들도 마찬가지일터.
수업시간에 뜬금없이 교육투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
등록금 돌려달라고 하지말고, 등록금 안 아깝게 많이 배워가야 되는 거예요. 솔직히 여러분 등록금 얼만지 다 알고 온 거잖아요. 학점취소제 하자고 하는데, 마지막까지 눈치보다가 취소하겠다는 게 말이나 되요?
참으로 많은 오류들 중에서,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걸 보면 공부 안 할꺼니?’라는 선생님의 일장연설은 명백한 복합질문의 오류가 아닌가. 몇몇 수강생들이 반론을 제기했지만 교수의 권위와 복합질문이 합쳐진 이상 쉽게 끝날 수 없다는 걸 모두들 이내 깨달은 듯 수업은 그렇게 진행되었다. 머리와 책상을 평행하게 만든 채로 졸고 있던 수강생을 깨우면서 ‘수업시간에 졸면서 등록금 돌려달래?’라고 하는 선생님에게 돌아온 ‘저는 등록금 돌려달라고 안 했는데요?’라는 대답에 선생님은 뭔가 느낀 것이 없는지 모르겠다.
선생님께선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가 깊으신 나머지, 학생들이 ‘복합질문의 오류’를 간파해내는가를 한 번 테스트해보신 겁니다.
형은 통과. 후후.
아니라고 본다. ㅋㅋ
경제과 교수님들도
내년엔 미적분 모르는 애들 들어온다며? 하면서 놀라신다는.
인문대라고 안도할 수는 없는 것이 글쎄 요새는 훈민정음을 안 배운다네요… 수업시간에 선생님과 고학번들이 함께 통탄했던 기억이…